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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참석
글쓴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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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톰스크에 한 개 있다는 성당을 찾았습니다. 독일의 원조로 성당을 지었다고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우리나라도 카톨릭 신자들이 헌금을 너무 안 내서 1990년대 초반까지 독일의 재정지원을 받았습니다. 헌금을 하는 것은 부(副)의 사회 환원입니다. 성당에 헌금하는 것은 신부님의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신부님은 현재 90만원 정도의 봉급을 받습니다. 그 돈으로 담배도 사서 피우고 책도 사서 읽는 것입니다. 또한 그 돈에서 신부도 헌금을 합니다. 예전 제가 대학생이던 시절 본당주임신부인 故김승훈 신부께서 (나중에 대통령 직선제 명동성당 시위로 거리의 신부로 잘 알려진) 어려운 곳에 특별 헌금을 부탁하면서 신부는 돈이 따로 생길 곳이 없으니까 자신은 담배를 끊고 그 돈으로 헌금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독한 골초였는데...
 
유신정권에 반대하느라 걸핏하면 검은 양복들에게 끌려가고 한 두 달씩 소식이 없다가, 헬쓱하고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서는 미사 강론 시간에 또 다시 독재를 강하게 비판하시던 김 신부께서는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다 작년에 하느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똥강아지 같은 녀석!"이라며 욕도 참 잘하시던 분인데...
 
 
 
 
미사 30분 전이라 아직 빈 자리가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플래쉬를 사용하는 것이 결례가 되기 때문에 동영상 기능으로 촬영했고 따라서 캡쳐한 사진이라 조금 덜 선명합니다. 신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노인들이 많습니다.
 
러시아에는 러시아 정교회가 발달해 있고 신부도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카톨릭 교회는 몇 개 되지 않고 대체로 러시아 국적이긴 하지만 다른나라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주로 미사에 오는 것 같습니다.
 
 
제 1독서와 제 2독서 사이에 수사가 나와서 선창으로 찬송을 하고 신자들이 후렴을 합니다.
 
 
봉헌예절입니다. 바구니를 돌려서 헌금을 거둡니다. 카톨릭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은 우리나라 60년대쯤의 보수적 형식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장궤(무릎 굻는 일)를 할 때도 장궤대가 없고 바닥에 그냥 꿇습니다. 60년대의 우리나라 성당에는 의자가 없고 마루바닥에 무릎을 꿇고 미사를 드렸습니다. 남자는 남자 칸에, 여자는 여자 칸에, 아이들은 따로 앉아야 했는데 다리가 저려 꼼지락을 많이 하면 돌아갈 때 어머니께 꽤 아픈 군밤을 많이 맞곤 했습니다.
 
 
미사 때마다 여러 차례의 향로 사용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 등 1년에 향로 구경하는 주일이 몇 번 안 되는데 이곳에서는 매번 미사 때마다 향을 풍기고 성수를 뿌려주니 참 경건하게 느껴지고 좋습니다.
 
사람들은 늘 하던 습관대로 무엇이 계속될 때 마음이 편하고 안정이 됩니다. 카톨릭 교회를 가던 사람들은 러시아 정교회 보다 카톨릭 교회가 편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개신교에 다니는 사람들은 성당에 오면 느려 터지고 경직된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가 봅니다.
 
종교의 궁극적인 뜻이야 뭐 그리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마는 멀리 러시아까지 가서도 카톨릭 미사에 가야 마음이 편해지는 저를 돌아보니 역시, 먹던 떡이 좋은가 봅니다.
 
 
영성체도 아직 신부가 혀에 직접 주고 있습니다. 저도 손바닥에 받아 스스로 먹는 영성체보다 옛날처럼 입에 직접 받는 것이 더 좋습니다. 좋은 보수 전통들이 왜 자꾸 없어지는지 내심 불만입니다. 복사가 들고있는 영성체 받침... 몇 십 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인데...
 
 
이곳은 우리나라 보다 신부 노릇 하기가 약간은 고달픕니다.^^  퇴장할 때도 그냥 쓰윽 성가 들으며 퇴장하는 것이 아니고 제대 앞에 무릎 꿇고 10여분 동안 성가도 하고 기도도 하고... 오래 걸립니다. 
 
 
이제야 퇴장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행사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바로 미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을 모두 일일히 축복해주는 것입니다.부모님의 손을 잡고 혹은 혼자서 줄을 서서 신부의 축복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는 것은 참 훌륭한 것 같고 부럽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런 것은 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사가 끝났어도 많은 신자들이 바로 돌아가지 않고 30분 이상 남아 기도를 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며 내빼는 우리 신자들 조금 본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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